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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왜구놈들 때문에 나라 꼴이

9월 초에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일정이 짧아서 그저 먹고 마시고 쉴 생각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먹고 마시지는 못했다. 나이가 드니 처먹는 것도 이제 한계가... 오랜만에 후쿠오카를 갔는데 항공권도 그렇고 물가도 그렇고 제주도보다 싸서 약간 놀랐다. 예전에는 실내흡연이 가능한 가게도 무척 많았었는데 이제는 세상이 세상이라 그런지 작은 다방 한 곳과 흡연실이 따로 있는 카페를 제외하고는 실내흡연을 할 수 없었다. 어쩐지 다방에서 커피 마시는데 일본 아재들이 겁나게 들어옴. 

일본에 도착해서 첫 끼로 먹은 소혀구이. 한국에는 규탄파는 곳이 많지 않은듯. 6년 전에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그랬다. 먹고 살만하니까 그런가보다.

규탄 먹고 바로 한잔 마시러 감. 상가 안에 작게 마련된 사케를 서서 마시거나 사갈 수 있는 가게인데 4잔짜리 샘플러를 시켰다. 특이하게 화투패로 짝 맞추기 같은 걸 해서 몇 개 맞으면 사케를 한 병 주거나 하는 게임을 하는데 하나도 안맞음.

나카스 강변. 텐진까지 걸어가서 테무친이라는 중화요리 집에서 사케랑 맥주 좀 마시고 다시 하카타로 걸어서 오는 길이었다. 테무친은 예전엔 떡대 좋은 할배가 사케를 많이 따라줘서 좋았는데 가게를 어디 팔았는지 체인점으로 바뀌고 사장도 바뀌고 메뉴도 달라졌다. 세상이 참 빨리 바뀌는 것 같다.

평일이라 한 10시만 되어도 사람이 정말 없다. 길가에 지장보살이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종 땡 땡 두 번 울리고 기도하고 갔다. 그래서 우리도 쓸데 없는 1엔, 5엔 짜리들 다 털어넣고 기도함. 

스미요시라는 곳인데 볼게 정말로 없음... 잉어가 몹시 크고 한국인이 많았다.

이튿날 저녁 술 때려 먹고 나오는데 거친 인상의 길고양이가 쳐다봄. 

일본가서 찍은 사진은 이게 다라서 뭐 딱히 자랑할 것이 없다. 빠칭코 가서 4만원 따고 온것이 제일 재밌었다. 확실히 어릴 때보다 재미도 덜하고 음식맛도 덜하고, 아예 시골사람이 된건지 도시 구경도 예전만큼 좋지는 않았다. 나도 아내도 일본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제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뭔가 우리 둘의 나이 탓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사람들이 예의바른 것은 여전해서 스쳐 지나가다 길을 좀 터주기만 해도 인사를 꾸벅 하고 간다. 그런 예의범절을 겪다가 인천공항 와서 시발롬들이 질서 좃도 없이 다니고 이러니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가면 나의 좆간혐오게이지가 좀 낮아진다는 것에 이번 여행의 의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