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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장이 요셉

1. 친구들을 만났다. 병원과 체육관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아주 거대한 건물을 구경했다. 병원동 복도에 늘어선 하얀 샷시를 슬쩍 보니 창틀 안에 연두색 알약들이 버려져 있었다. 불쑥 나타난 의사가 말했다.

그건 성적 쾌감을 증대시키는 약이에요.
아 그래요.

몰래 주머니에 하나 챙겼다. 운동기구가 즐비한 건물에 가서 오랜만에 운동을 하고 씻으러 갔다. 샤워실에 흑인 어린이 셋이 존나 시끄러웠는데 사람들이 혼은 못내고 그냥 샤워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져있던 플라스틱 텀블러를 발로차서 셋 중 가운데 아이를 맞췄다.

조용히 좀 해라 이새끼들아.

물통 맞은 놈이 씩씩거리며 애들을 끌고 나갔다. 이제 씻어볼까 하는데 아까 그 셋이 정장 입은 어른 흑인 셋을 데려왔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할 틈도 없이 흑인 셋은 순식간에 옷을 모조리 벗고 달려들었다. 출구를 찾아 뛰려고 하니 반대편에서 또 백인 셋이 옷을 벗고 달려들었다. 친구들과 나는 혼비백산했다. 그들은 모두 게이였고 잡히면 나도 강제 게이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건물을 빠져나와 안도의 한숨을 쉬는데 다른 친구가 말했다.

술마시러 가자.

2. 도착한 곳은 남루하고 작은 술집인데 왜인지 옛날 여자친구가 있었다. 친구가 불렀다고 했다. 너무 어색해서 눈 한번 마주치지 못했다. 오징어 숙회 비슷한걸 시켰는데 접시에 직접 담아야 했다. 오징어는 크고 미끄럽고 접시는 아주 작아서 담으면서 계속 흘리다 보니 짜증이 났다. 그냥 애들을 데리고 나와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셨다. 전여자친구가 애들이 뭔 말만 하면 박장대소를 했는데 그 리액션이 너무 작위적이라 좀 떨떠름했다. 어색한 자리가 싫어 먹는둥 마는둥하고 차를 끌고 집에 가려니 시간은 아직도 대낮이었다. 도로에는 차와 기차가 함께 다니는 구간이 존재했다. 작은 기차들은 비교적 느린 속도로 다녔고 앞에 차량이 있으면 연기를 뿜어내며 기적을 울렸다. 혼잡한 도로를 작은 동물 두마리가 가로질렀다. 차에 치이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무사히 지났다. 운전중 스승한테 전화가 왔다. 밥먹으러 오래서 딱히 할 것도 없어 그리로 향했다.

3. 약속장소에 차댈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아 근처에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뒤쪽으로 고등학교와 맞닿은 노란 건물이었다. 낡아빠진 우레탄바닥이 건물의 연식을 가늠하게했다. 교복을 입은 꽤 많은 학생들이 정말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는데 대부분 불량학생들 같았고 쉬는시간에 나와 담배피고 떠드는 그런 분위기였다. 한 학생은 구석에서 맞았는지 얼굴이 팅팅 부어있었다. 차를 주차하고 좀 걸어가니 제법 으리으리한 양식당 현관에 거래처 사모님이 계셨다.

제가 오늘 밥 사는 자리에요.
아 예.
아까 병원에서 리치를 만났나요?
예?
리치라고 키크고 모델같은 친구인데 못봤나요?
예 못본거 같은데요.
그 친구가 woodwood 같은 브랜드를 수입하는 일을 해요. 지금은 아니시지만 선생님도 예전에 그런 옷들을 좋아하지 않았나요?
아니 어떻게 아세요?
다 알죠.

식당안에 들어서니 동료들과 스승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앉아서 음식 나오기 전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사모님이 말했다.

선생님이 제일 애에요.
네?
스스로 어른이고 싶지만 제일 애에요. 네가 제일로. 네가 인터넷에 쓴 것들을 다 읽어 봤어.

깜짝 놀라서 꿈에서 깼다.


https://youtu.be/tWd52E2hVWU